목회 칼럼
사순절의 유래와 의미
2023.02.18상세 본문
사순절(四旬節) Lent
사순절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40을 의미하는
‘테사라코스티'(그리스어: Τεσσαρακοστή)의 번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글(한자)로는 10을 뜻하는 순(旬)앞에 4를 붙여
단순히 40일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사순절의 시작은 수요일이며 (타고남은) 재를 머리에 얹거나
이마에 바르며 죄를 통찰하는 의식으로 재의 수요일이라 부릅니다.
사순절의 의미가 담긴 용어는 Lent가 더 적절한데,
영어의 기원이라 여겨지는 고대 앵글로 색슨족의 단어인
Lenten < Lent (spring, length)에서 유래된 용어로 봄철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역사학자 UCLA 옥성득 박사는 Lent에 대해
“봄은 겨울이 있었기에 온다. 포기, 회개, 절제, 금식, 희생, 죽음,
십자가가 있었기에 봄의 희망, 기쁨, 평화, 생명, 부활이 있다.
1-2세기 교인들은 부활절 전에 일정 기간 회개하며
자신의 믿음을 새롭게 했다.”고 했습니다.
아래의 글은 옥성득 박사의 개인 묵상글에서 발췌했습니다.
사순절이 교회에서 보편적으로 지키는 절기가 되지 않은 이유와
그럼에도 개교회별로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동체에는 필요한 글이라 생각되어 성도 여러분과 나눕니다.
Lent
많은 한국 (장로)교회가 사순절을 지키지 않는 이유
1. 미국 영국 (장로) 교회의 영향
1) 청교도는 교회력에서 성경에 없는 부활절과 성탄절을 없앴다.
2) 1645년 웨스트민스터 공중 예배서 부록에서 주일 예배 외 다른 모든 절기를 금했다.
이 전통으로 미국 장로교회에서는 200년 이상 사순절이 없었다.
An appendix to the 1645 “Westminster Directory for the
Public Worship of God” taught:
“There is no day commanded in Scripture to be kept holy
under the gospel but the Lord’s Day,
which is the Christian Sabbath. Festival days,
vulgarly called Holy-days, having no warrant in the Word of God,
are not to be continued.”
3) 반천주교 감정
19세기 말 아이리쉬를 비롯해 동유럽의 천주교인들이
미국에 대량 이민자로 와서 여러 사회 문제를 일으키자,
기존 개신교인들은 천주교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되었고,
개신교의 해외 선교도 반천주교 운동과 궤를 같이 했다.
2. 부분적으로 종교개혁의 영향
1) 칼뱅(1509-1564)은 성인 숭배와 각종 미신으로 혼합된
당시 카돌릭의 사순절을 반대했다. (Calvin’s “Institutes,” 4.12.15–21.)
개혁교회나 장로교회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캘뱅 이후 3
00년 이상 지키지 않았다.
2) 일부 신앙고백서는 사순절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소수였다.
참고, 1566 Second Helvetic Confession states,
“if in Christian liberty the churches religiously celebrate
the memory of the Lord’s nativity, circumcision, passion,
resurrection, and of his ascension into heaven,
and the sending of the Holy Spirit upon his disciples,
we approve of it highly.” (Book of Confessions, 5.226)
3. 한국 장로교회는 해방 이전은 물론 1980년대까지
사순절(재의 수요일로 시작하여 성금요일에 절정)을 지키지 않았다.
1) 한국장로교회 예배와 의식을 규정한 클라크(곽안련),
, 1933년판, 1938년판, 1957년판을 보면 사순절이나
고난주간 예배나 기도문이 등장하지 않는다.
2) 천주교, 성공회, 러시아정교회 등에 사순절이 있었으나,
장로회나 감리회 선교사들은 해방 이전 LENT를 언급하지 않았다.
3) 언제 한국 장로회와 감리회 등이 고난주간을 지키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언제 재의 수요일을 지키는 교회가 나왔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
2015년 이복규 교수의 “한국개신교의 세시풍속” 논문은 결론에서 근래의 것으로
사순절, 재의 수요일, 성금요일을 언급한다.
아마도 1990년대 후반에 재의 수요일이 소개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4. 현재
예배, 의례, 절기, 제사, 미사, 굿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웨스트민스터 예배서가 금했다고 해서 지금 성탄절 안지키는 교회는 없다. 왜?
재의 수요일에 재를 이마에 바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개하는 게 더 중요하다.
형식과 내용이 분리되기 어렵지만,
절기와 기념일과 의례를 늘리기보다는 온갖 행사와 예배를 줄이고
간단하게 할 필요가 있다.
앞의 이복규 교수의 논문에 보면
한국교회의 ‘세시 풍속'(연례, 절기별, 월별, 매일, 기념일별)이 너무 많다.
헌금 종류도 부지기수다. 가지수가 늘면 미신이 들어오고 부정부패가 자란다.
주일헌금 하나로 통일하면 회계가 간편하고 부정도 적을 것이다.
절기는 변하기 때문에 필요하면 채용하고,
그것이 오히려 정신을 죽인다면 버리는 게 좋다.
사순절의 전통/무전통을 오늘에 바꾸어야 한다면
정신을 살리는 쪽으로 수용하거나 개혁해야 할 것이다.
미국 장로교회가 하니까 한국 장로교회도 해야 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다른 이유를 대야 한다.
Lenten < Lent (spring, length) 봄철의 뜻이다.
봄은 겨울이 있었기에 온다.
포기, 회개, 절제, 금식, 희생, 죽음, 십자가가 있었기에
봄의 희망, 기쁨, 평화, 생명, 부활이 있다.
1-2세기 교인들은 부활절 전에 일정 기간 회개하며 자신의 믿음을 새롭게 했다.
—– 옥성득 박사
역사학자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도록 도와주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미를 놓치지 않도록,
또한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도록 돕습니다.
우리 교회는 사순절의 유래나, 변천과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여전히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그리스도의 희생과 고난
그리고 부활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 기간 종교적 의무나 행위에 집착하지 않고
더 깊은 묵상으로 주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