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목회칼럼  

목회 칼럼

수술 그리고 깨달음

2019.11.11

상세 본문

1. 디스크 수술을 했습니다.
가을 부흥집회를 마치고 샌디에고로 복귀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병원에 입원해 디스크 수술을 받았습니다.
오랫동안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있었고 비교적 젊음(?)으로 버텨오다 지난해 12월 협착을 완화시켜주는(붙어있는 뼈에 공간을 만들어 주어 양말을 신는 기쁨을 되돌려 주는) 소위 풍선 시술을 받고 샌디에고로 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전신 마취가 아닌 부분 마취 후 시술을 했음에도 긴 바늘이 신경을 건드리자 저는 이를 악물고 온 몸을 떨어야만 했습니다. 그 아픔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게 해 주었습니다. 마취도 없이 온 몸의 신경이 끊어지는 고통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이후 몇개월간 왼쪽 다리에 심한 저림 현상이 가속화 되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채로 지내다 이번 검사결과 협착 시술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다른 부위의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수술을 마치고
작년 협착 시술 때 국소 마취 후 골반을 향해 들어오는 긴 바늘이 신경에 닿자 온 몸이 불에 쏘인 듯, 얼어붙는 듯 했습니다.
마취도 없이 녹슨 못이 신경을 찢어 냈을 예수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이번 디스크 수술 수면 마취 후 나를 깨우는 간호사의 소리가 (바로 옆인데) 저 멀리서 들려 옵니다. 몸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이대로 두면 그냥 끝이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방문했던 환우들과 공동체분들이 떠오릅니다.
무엇보다 20년전 두 아이를 낳기 위해 제왕절개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던 아내의 모습이 기억났습니다. 그때 많이 힘들었겠구나..
20년만에 깨닫습니다. 참 오래 걸렸습니다. 어리석고 부족한 남편입니다.
집으로 돌아 왔어야 할 남편이 병원에서 그때 당신 수고했다 하니 수화기 너머 울먹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참 많이 미안합니다.

3. 창밖을 보니
가을 코트가 거리에 펄럭입니다. 걷는 기쁨과 행복을 저분들은 누리고 있을까?
그들을 보며 걷는 행복을 상상하니 블평과 불만도 사치요 교만입니다. 더러운 소식들과 부조리한 판결을 잊고 잠시 고국의 가을을 만끽합니다.

4. 이제 다시
돌아갑니다. 병원에서는 무리하지 말라 하지만 저는 내일 샌디에고로 돌아갑니다. (일정 변경에 따른 댓가지불도 크지만)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맡겨주신 양들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무엇보다 주일을 두번 이상 비울 수가 없었습니다. 10월 설교 주제가 ‘인생이 무엇인지’ 인데
이번주 설교 제목은 ‘사는게 무엇인지’입니다. 말씀대로 먼저 살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 ㅠ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