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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칼럼

아무때나 아무렇게나

2019.09.10

상세 본문

어렵다고 알려져 애꿎은 손해를 보는 레위기는 사실 재미있는 책입니다.
각종 규칙과 제도가 쉴새 없이 등장하는 바람에 더럭 겁을 먹지만 그 안에는 오히려 재미와 배려가 있습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배려인데 작은 곰팡이 하나도 그냥 떼어내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 본인과 가족 공동체를 보호해 줍니다.
특히 이 일을 맡은 자들인 제사장은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직책입니다.

레위기 16장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 형 아론에게 지성소에 ‘아무때나’ 들어가지 말라고 해라

우리 주님은 언제나 두 팔벌려 맞아주시는 분이 아니신가요?
교회는 언제나 항상 환하게 열려 있어 환영해 주는 곳 아닌가요?
주님께 나오지 말라니 무슨 말인가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말을 아론에게 하시기 바로 전에 아론의 두 아들이 불에 타 죽는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나답과 아비후는 여호와의 불을 다루는 특별한 일에 적합한 자들이었습니다. 적어도 아론과 모세가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영광에 도취되어 방향을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은혜를 너무 받으면 균형감각을 놓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오히려 그 불은 나답과 아비후를 삼켜(태워) 버렸고 이 일은 축제가 한참일 때 큰 충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10장입니다. 그 뒤로 11장부터 15장까지 재교육이 시작됩니다.
아들을 잃은 아론에게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경고하셨습니다.

‘너 아무때나 지성소에 들어오지 마라’

아마도 나답과 아비후는 아버지에게 배운 것은 아니었을까요. 아무때나 아무렇게나..
그런 사람을 제사장으로 임명하시는 하나님은 어떤 생각으로..

사람은 다 된뒤에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하나님은 오히려 하나씩 배우면서 그 자리를 지키는 법을 가르치고 싶으셨습니다.
아들이 저지른 실수가 아버지에게서도 노출되니 하나님은 리더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규칙을 주실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때나,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

저의 신앙생활을 되돌아 봅니다. 얼마나 향방없이 아무렇게나, 아무때나 움직이다가 불에 데일뻔 했는지요..
그때마다 아무때나 아무렇게나 하지 말라는 그분의 경고하심이 없었다면 저는 벌써 불에 타 없어져 버렸을 것입니다.
들어오지 말라,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 제재가 아니요 나를 살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임을 깨달을 때 레위기는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요
나의 사랑하는 책이 될 것입니다.

레위기와 더욱 친해지는 이 가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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