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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칼럼  

목회 칼럼

축복에 취한 자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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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9장

신은 인류에게 포도를 선물했고,
악마는 인류에게 포도주 담그는 법을 선물했다(탈무드)

포도주와 관련된 오래 된 일화로,
악마가 포도 농장에서 일하는 농부에게 소원을 물으니
“포도 농사가 잘 지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악마는 각종 동물들의 피를 모아 포도밭에 뿌렸고 포도는 잘 자라게 되었다.
그 대신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면 사람이 짐승처럼 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성경에 등장합니다.
방주에서 나온 노아는 포도밭을 일구었습니다.
오늘날 포도의 최초 재배지로 지금의 아라랏산 근처인
아르메이나-튀르기에 동북부 지역을 추정하는 것은 성경의 기록과 일치합니다.

포도는 이스라엘 공동체에게는 축복의 상징입니다.
신명기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공동체를 사랑하시고 축복하신다는 증거로
새 포도주, 곡식, 풍성한 소와 양 떼를 언급하고 있습니다.(신명기 7:13)

또한 이스라엘의 처참한 상황을 묘사할 때에도 포도가 사용되었습니다.
선지자 하박국은 당시 이스라엘의 사회, 경제, 영적인 비참한 상황을
무화가 나뭇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다고 노래했습니다.(하박국 3:17)

노아에게 포도밭을 허락하신 것은 새 인류를 향한 축복이었습니다.
그러나 노아는 포도주를 마시고 만취 상태가 되어 벌거벗고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둘째 아들 함이 목격을 했는데
성경은 함이 아버지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았다’는 단어를
주시하여 바라보다, 즐기다는 의미의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흠칫 보고 놀라 눈을 돌린게 아니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포도주에 취해 벌거벗고 수치를 즐기는 이 모습은
후에 가나안을 상징하는 타락한 문화로 발전했습니다.
레위기는 가나안의 죄악을 근친상간(레 18:6-18, 24-30).
간음(레18:20) 우상숭배(레18:21) 동성연애(레18:22, 20:13)
수간(레 18:23, 22:19)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중 행음은 제단 옆에서 술에 취해 벌어지는 광경이었습니다.(아모스 2:8)
이 제단은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 첫 번제를 드렸던 제단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축복을 사모하는 민족, 축복에 진심인 민족이 있습니다.
한국민족, 한국 그리스도인입니다.
경제적 축복, 자녀의 축복, 건강의 축복을 (심하게)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 축복에 취하면 오히려 저주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축복에 취해 벌거벗은 줄도 모르고 수치를 마시게 되는 것입니다.

함의 아들 가나안은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가고자 했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입니다.
그러나 함이 술에 취한 아버지의 수치를 덮어주지 않고
오히려 즐겼던 것으로 인해 그는 저주를 받았고
가나안은 후에 이스라엘의 종이 되었습니다.(여호수아 16:10)

함은 아버지의 수치스러운 모습을 목격한 후 그대로 두고
형제인 형 셈과, 동생 야벳에게 자랑삼아 떠들어 댔습니다.
셈과 야벳은 큰 겉옷을 준비해 뒤로 돌아 노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보지 않고자 고개를 돌린 상태로 노아의 하체를 덮었습니다.
셈과 야벳의 태도는 보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의 타락한 문화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께는 앞으로 곧게 걸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타락한 문화)을 향해서는 뒷걸음쳐 가야 합니다.
눈은 하나님을 계속 바라보아야 합니다.
눈을 돌리는 순간, 보암직도 했던 유혹에 인간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노아는 의로운 자,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주신 축복에 그는 취해버렸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자녀에게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술에 취한 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