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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권의 영혼의창-네 벗은 신을 신겨주노라

2013.10.23

상세 본문

네 벗은 신을 신겨주노라

 

6년 전 시내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카탈리나 수도원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모세가 하나

님의 거룩한 임재를 경험한 떨기나무가 있는 곳입니다.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카탈리나 수도원을

지날 때 떨기나무를 떠올렸습니다. 아직 은혜를 깊이 깨닫지 못하고 있던 저는 떨기나무를 생각하면서

어느새 모세가 되어 하나님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하나님께 말했습니다.

“하나님, 한국이라는 먼 곳에서 이렇게 와 퉁퉁 붓고 지친 몸으로 하나님을 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지친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신을 벗으라.”(출 3:5)

당시 율법에 갇혀 있던 저의 마음속 하나님은 여전히 저에게 신을 벗게 하시고 가까이 오기를 금하시는

그런 거룩하기만 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래도 눈물이 났습니다. 거룩한 하나님을 뵙는다는 그런 생

각만으로도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 눈물이 저를 변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하나님과 저 사이는 멀

고, 늘 율법으로 의로움을 지키려고 애쓰는 좇고 좇기는 사이였습니다.

그 후 저는 신학을 하게 되면서 예수님을 통해 은혜의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년

전 시내산을 다시 오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떨기나무 앞에 서게 되었는데 제게 하나님은 6년 전 그 거룩

하기만 한, 멀게만 느껴지던 하나님이 아니셨습니다. 저는 모세가 아닌 돌아온 탕자가 되어 예수님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예수님께 입술을 열었습니다.

“예수님, 아직도 제겐 부끄러운 모습들이 많습니다. 6년 전 제 모습과 다를 게 없어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갑자기 저를 부둥켜안으시고 입맞춤을 하셨습니다. 나의 모든 부족함과 부끄러운 모

습에 대한 수많은 고백과 변명들이 사랑으로 충만한 예수님의 입맞춤에 녹아 향기로운 연기가 되어 피

어올랐습니다. 예수님은 우주보다 광대한 무릎을 제 앞에 꿇으시고 손수 지으신 빛나는 신발을 퉁퉁 부

은 제 발에 직접 신겨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를 거룩한 땅으로, 거룩한 성전으로 만들어줄게. 그리고 너 안에 나의 처소를

정하고 영원토록 너와 끊어지지 않는 사랑을 나눌 거란다. 이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평

안으로 걸으렴.”(요 14:23, 롬 9:39, 요 14:27)

그리고 잔치가 열렸습니다. 성령님이 잔치의 모든 시중을 들고 계셨습니다. 하늘나라의 모든 악기가 동

원되었습니다. 떡은 광주리마다 남아 풍성하고 나의 잔은 끝없이 넘칩니다. 음악이 온 우주를 가득 채웠

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베푸시는 이 어마어마한 잔치를 받을 자격이 제게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

래서 물었습니다.

“예수님, 왜 제게 이런 축복을 베풀어주십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고, 내가 가장 기뻐하는 자니까 그렇지.”(마 17:5)

제 눈에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6년 전에도 눈물을 흘렸지만 잔치 가운데 흘리는 눈물은 6년 전과 다른

눈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은혜를 알고 흘린 눈물은 저의 완고하고 생기 잃은 영혼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흘리신 피 때문에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영원한 화해가 이루어졌고, 나는 그

아들의 신분을 또한 영원히 상실하지 않고 누리게 된다는 확신이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저를 더욱

멋진 성화의 과정으로 이끌었습니다.

작은 아들에게 뿐만 아니라 탕자의 비유(눅 15)에서 예수님은 큰 아들에게도 은혜의 깊이를 깨닫게 해주

시며 아들로서의 영원한 보증을 해 주십니다. 큰 아들은 잔치가 벌어진 음악소리를 멀리서 듣고 화가 나

아버지에게 따집니다. 큰 아들은 오랫동안 아버지 곁에 있었지만 예수님을 공급자요 은혜 베푸시는 아

바 아버지로 깨닫지 못하고, 엄중히 요구하시는 율법적인 분으로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섬기

는 것을 통해, 율법적인 행위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얻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

이 없더니.”(눅 15:29)

예수님은 믿는 자들의 섬김을 받으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마 20:28) 예수님은 우리들이 뭔가를 드려

서 그 반응으로 우리를 채우시는 분이 아니십니다.(롬 11:35)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아들이라는 확신과 승리와 기쁨 속에서 예수님과 가장 깊은 사랑을 나누는 것입니다.(계 3:20)

예수님께서 큰 아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다.”(눅 15:31)

내가 굶주리고 버려졌다고 생각했을 때 나의 발을 씻기시고 신을 신겨주시며 끝없이 받아주시는 예수

님, 그리고 내가 율법적이고 종교적인 행위에 갇혀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예수님 곁을 서성일 때 변

하지 않는 아들로서의 풍성함을 다시 확인시켜주시는 그 사랑과 은혜 가득하신 예수님을 깊이 체험하면

서 자유를 누리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차명권 전도사(온누리교회, HEART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