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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권의 영혼의창-안식을 밝히는 빛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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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을 밝히는 빛

 

자정이 가까워지면 촛불 하나를 밝히고 말씀을 묵상합니다. 타오르는 촛불 아래에

서 성경을 펼친 뒤, 시작부터 끝 단어에 이르기까지 절절이 흘러넘치는 예수 그리스

도의 향기에 취합니다.

때론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나아가지만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의 빛은 영혼 깊은

곳에 큰 입을 벌린 어두움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기쁨으로 내

영혼을 채웁니다.

오늘 흔들리는 촛불을 보고 있자니 몇 년 전 빗속으로 난 길을 걸어 들어갔던 프랑

스 남부지방의 떼제공동체가 떠올랐습니다. 떼제베(TGV) 기차를 타고 마콩 로세역

에 내린 나는 낮은 초원이 실비에 춤추는 풍경에 점차 물들며 떼제공동체에 도착했

습니다.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영혼이 젊은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끌려

들어와 깊이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예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맛보는 행렬이

그날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비를 피해 들어간 떼제의 본당은 작은 기침 소리조차도 붉은 휘장이 길게 드리워진

앞무대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하고, 수많은 촛불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나

는 한 촛불 앞에 조용히 앉아 예수님의 아름다움을 묵상했습니다. 영혼의 분주함이

이슬처럼 가라앉고, 어느 순간 나를 둘러싼 모든 시간이 정지한 것을 느꼈습니다.

예수님은 시간의 범주 밖에 계시면서도 내 영혼을 구속하기 위해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오신 것을 보았습니다. 늘 예수님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는데 익숙했던

나는 시간이 멈춰버린 떼제에서 영원 전부터 영원 후까지를 단 번에 주관하고 계시

는 능력의 예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는 어렴풋이 들었던 생각이 예수님의 시각으로 보면 인간을 창조하기 전부터

인간의 구원사역이 이미 완성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오늘 다시 촛불을 바라보니 성막에 놓였던 등잔대인 ‘메노라’가 떠오

릅니다. 일곱 개의 초가 타오르고 있는 등잔대는 사랑과 구원으로 세상을 비추는 예

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특히 다른 초와 달리 가운데 초는 탁찰식으로 자신의 몸

에 가장 먼저 촛불을 밝힌 뒤 좌우의 초에 하나씩 불을 점화시킵니다. 왜 ‘메노라’가

일곱 개의 등잔으로 되어 있을까요. 일곱이 완전 숫자라는 것 외에도 오늘 이것을

깨닫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창세기 1장 1절이 히브리어 단어 7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일곱 단어의 정중앙에 위치한 단

어인 ‘알레프, 타브(tae)î)’입니다. ‘알레프, 타브’는 히브리어 알파벳의 처음과 나중

철자로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곧, 창세기 1장 1절은

정중앙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진리를 감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진리는 신약의 창세기와도 같은 요한복음 1장의 3절에서 분명하게 드러

났습니다. ‘만물이 예수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

는 된 것이 없느니라.’(요 1:3)

예수님을 상징하는 일곱 촛불을 밝힌 등잔대가 의미를 또 드러내는 곳은 요한계시

록 1장 14절에서 16절까지입니다. 이곳에서는 예수님의 머리, 눈, 다리, 음성

(Voice), 손, 입, 얼굴을 묘사한 뒤, 그 분이 17절에서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알파

요, 오메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일곱 가지로 그려져 있고, 그 정중

앙에 예수님의 음성이 위치해 있습니다. 창세기 1장 1절은 정중앙의 예수님이 천지

를 창조하셨음을 말해주고, 계시록 1장 14~16절은 예수님이 그분의 음성(Voice)으

로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부각시켜줍니다. 이렇게 보면 등잔대인 ‘메노라’의 정중앙

촛불은 예수님과 특별히 예수님의 사랑스런 음성을 상기시킵니다. 그 예수님의 음

성이 성경을 통틀어 처음으로 말씀하는 장면이 창세기 1장 3절에 나옵니다. 예수님

은 “예히 오르(rAa= yhiäy>)”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빛이 있으라”는 말씀입니

다.

이 첫 말씀에서 나는 기쁨으로 무너집니다. 세상의 빛으로 오셔서 택한 자들을 빛으

로 불러들이신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이 태초에 주님의 첫 마디에서 벌

써 이루어졌음을 느끼면서 그 깊은 능력과 사랑에 춤을 춥니다. 히브리서 4장 3절은

이 사실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미 믿는 우리들은

저 안식에 들어가는도다”라고 기록한 뒤, “세상을 창조할 때부터 그 일이 이루어졌

느니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나를 아시고, 정하시고, 부르시고, 의롭다 하시고, 영화롭게 하시는(롬 8:30) 예수님

의 아름다운 주권이 창세기 1장에서 이미 완성되었다는 진리 앞에 오늘 나는 더욱

담대히 찢긴 휘장 속으로 들어가 풍성하신 예수님의 품에 안식합니다. 생명도 죽음

도 이 세상의 어떤 권세도 태초부터 확정된 성도들의 안식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메노라’의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빛이 오늘 성도들의 영원한 안식을 불 밝히고 있습

니다.

 

/차명권 전도사(온누리교회, HEART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