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권의 영혼의 창-그분이 하시는 사랑
2014.01.19상세 본문
그분이 하시는 사랑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은 “우리는 사랑할 수 없다”라는 사실에 눈뜨지 못하면 가
짜가 되고 맙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고 난 뒤 “사랑하라”는 것이 기독교의
중요한 명령임을 알고 사랑하는 것에 힘을 쏟습니다. 평생을 걸고 이 사랑을 실천해
보겠다고 모든 것을 걸어봅니다. 이 사랑을 보란 듯이 지켜내어 보겠다고 여러 신앙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때로는 재산을 나누기도 하고, 눈에 가시 같은 사람일지라도
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여기고, 버려진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
는 데 삶을 바치며 주님의 일에 매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이런 것들이 나쁜 것이라고 누구도 감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아름
답고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이름을 걸지만 사실은 인간의 땀과 노력으
로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은 “그 진정한 사랑을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통해 하
신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사실 이 계명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계명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어
떻게 사랑하셨습니까. 주님을 저주할 때도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부인할 때도 우리를 사랑하셨고, 칼을 들어 주님의 심장을 찌를 때도 우리를 사랑하
셨습니다. 털끝만큼의 뉘우침 없이 신을 죽인 것을 자랑할 때도 우리의 모든 죄를 먼
저 용서하셨습니다. 공의의 잣대를 들이대면 한순간에 먼지로 되돌아가 버리고 말
비참한 우리들이 무엇이라고 사랑하시어 반역자의 칼에 자신의 심장을 맡기셨는지
그 은혜와 사랑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의 사랑은 온갖 공의와 정의의 잣대로 얼룩져 있고, 수십 번 물러섰다
가도 참을 수 없는 피해가 닥치면 기소해버리고 맙니다. 뉘우치지도 않는 사람을 용
서하면 더 나빠진다는 참 거스르기 힘든 세상의 이치를 교회도 충실하게 쫓으면서
이제는 교회가 범법자를 정죄하고 판단하고 치리하는 모습을 세상도 잘한다고 칭찬
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저런 사람을 용서하고 품느냐며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교회보다는 공법을 만들고 공적으로 다스리는 가장 선봉에 교회가 서 있기
때문에 이제 세상의 죄인들은 교회를 사랑의 자리로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회
는 범법자들이 마지막으로 자신을 신에게 의탁할 수 있는 품이 아니라 죄인 된 상태
로는 가장 멀리 거리를 둬야하는 높고 높은 성이 되었습니다. 교회에 있던 성도들마
저도 외연적 기준과 종교적 적정선에 미달한 상태를 숨기면서 살다가 이내 탈진하여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과 땀으로 사랑을 실천하려고 달려온 부작용들이 이런 것들입니다. 예수
님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것은 지켜내라고 주
신 명령이 아닙니다. 주님이 우리를 통해 하실 일에 대한 언약인 것입니다. 부담이
아니라 기대와 기쁨의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가장 먼저 모든 영혼을 기울
여야 하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더욱 깊이 깨달아가는 것입
니다. 우리들은 예수님을 깊이 알기보다는 한순간 알았다고 말하고 얼마나 급히 또
대부분의 시간을 “실천해야 할 일들 혹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에 쏟아왔습니까. 그
런 까닭에 업적은 많은데 정작 나의 주님에 대한 사귐은 얇고 공허하지 않습니까.
베드로가 주님께 눈을 고정했을 때 자신도 의도하지 않게 예수님처럼 바다 위를 걸
었던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과 그 은혜에 내 시선을 계속 두면 주님이 우리를 통해
그의 사랑을 이뤄내실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 지도 사실은 모릅니
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을 결코 놓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는 어떤
열매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완성된 구원이요 우리 삶을 이끌고 가는 유일
한 능력입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에 잠식될 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주님이 원
하시고 친히 우리를 통해 이뤄 가시는 사랑의 실체와 열매들을 기쁨으로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살아내야 한다는 기독교의 많은 구호가 공허함을 겪는 지점이 바로 여
기입니다.
어두워져만 가는 세상 같지만 곳곳에서 참된 은혜를 깊이 알고 또 갈망하는 영혼들
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를 이끌고 가시는 주인공이 은혜의 예수님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우리의 영혼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안식에 머뭅니다.
/차명권 전도사(온누리교회, HEART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