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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건너 오두막-무숙자의 눈물

201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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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숙자의 눈물/홍순복

 

토요일 이른 아침

어느 쉼터엔 무숙자가 모여든다

꾸역꾸역 먹이 찾는

개미군단 되어 온다

 

몽롱한 얼굴들

군기빠진 행진을 한다

 

앞니가 휑하니 달아난

여자의 입가에도

웃음이 파도처럼 철썩인다

 

식기도가 들린다

어미의 통곡처럼

메아리되어

쉼터를 칭칭 감어댄다

 

벌건 김치만 자꾸 퍼가는 남자

백지된 가슴

붉게 붉게 물들이고 싶어

그 속이 활활 타도록

황홀경을 잊으려고

이국의 맛을 씹는다

그러다 쏟아내는 눈물방울

매운 탓일까?

그 속이 타는 걸까?

 

 

감사의 노래가 들린다

아비의 잔잔한 호소가 되어

무뎌진 그들의 심장을  두드린다

 

밥 그릇위에 후드둑

소낙비가 내린다

그리고는

눈물 밥을 먹는다

울다 웃다 오래도록 먹는다

 

그들이 떨어트린 밥알 위에

개미가족 파티가 열린다

누군가 신음하듯 토해내는 한 마디

'개미만도 못한 인간'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

이제는 이별을 하자

 

돌아서 오는 나도

그 눈물의 밥 한줌

들고서 온다

201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