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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건너 오두막-특별한 새벽(1)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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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새벽(1) / 용우

 

 지난 한 주간 동안 [얼바인의 아주 특별한 새벽] 이라는 주제로 우리 온누리교회의 창립 10주년기념 새벽기도회

가 있었다. 나는 이 새벽기도회를 앞두고 초청강사님들이 전하실 특별한 은혜와 축복의 말씀을 기대하며 이른

잠을 깼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우리 권 목사님을 제외한 다섯 분의 강사님들 모두 직접 뵙지도 또 설교말씀

을 들어 본적도 없는 터여서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다.

 첫째 날 강단에 서신 김 영길 목사님(감사한인교회)은 권 목사님의 소개 말씀처럼 아버지같이 푸근한 인상과 부

드럽고 따듯한 음성을 갖은 분이었다. 설교제목이 –눈 오는 날 구덩이에 내려가서 사자를 죽이는 사람- 이었는

데, 권 목사님이 이렇게 긴 설교제목은 잘 보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특별히 길었다.

그러나 제목이 긴 것에 비해 메시지는 짧고 단순했다.

 얼음을 깨는 데는 해머나 도끼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는 바늘 하나를 꽂으면 아무리 두꺼운 얼음도 갈라진다,

이처럼 신앙은 선명하고 단순해야 한다, 더불어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 되려면 이처럼 단순한 신앙심이 흔들리지

않고, 변함없고, 꾸준히, 축적되어 있어야 한다, 무용수가 여러 동작을 취하기 위해 몸의 중심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신앙의 중심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문제가 닥쳤을 때, 그 대상이 정녕 두려운 것이냐 하는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 사람은 대게 그 실체보다 먼저 두

려운 분위기에 굴복하게 된다, 두려움이 닥치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정말 이 두려움이 나를 망하게 할 것인가

를 물어 정직하고 옳은 답을 구해야 한다.

‘할 수 있다, 의 인생을 살라! 믿음의 장수가 되라!’ 김 영길 목사님은 조용하면서도 큰 울림이 남는 이 말씀으로

첫 날 설교를 마치었다.

 둘째 날 강사님은 <너> 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코너스톤교회의 이 종용 목사님이었다. 설교제목은 -건강한 교

회- 였다.

 그 분의 별난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윤 형주, 이 장희 씨와 함께 대마초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120일 동안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사실 이 목사님은 같은 장소에 있었을 뿐, 대마초를 피우지

도 않았는데 주범으로 몰렸다 한다.)

 그 시절은 박 정희 대통령이 마약사범은 사형에 처하라고까지 명령하던 서슬 퍼런 시절이었다며, 구치소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이후 전도사님이었던 하 용조 목사님을 만나 신앙생활을 시작하였다 한다.

연예인들로 구성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역을 맡은 이 목사님은 윤복희, 김도향, 곽규석, 유인

촌, 윤형주, 제씨 등과 함께 출연하여 249회를 공연하는 대성공을 이루었고 그 후, 33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신학

을 공부하여 목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초기 전도사 시절, 어느 교회목사가 설교 때면 자주 이 목사님을 비난했는데, 대략 이종용은 바람둥이라느니, 기

생오라비 같다느니, 결혼도 않고 여자와 동거한다느니(그 여자가 지금의 아내) 하는 인신공격성 말이었단다. 이

목사님은 설교테이프를 통해 그 목사의 비난을 들었는데, 급기야 어느 날인가 ‘저 이종용 전도사는 머리가 텅 빈

자!’ 라고 하여, 한 주 동안 울화와 분노와 고통으로 괴로움에 싸였었다며, 그러나 결국 생각해보니 자신이 정말

머리가 텅 빈자, 세상 것으로 가득한 속물인 것을 깨닫고, 성경을 백 번 이상 읽으며 텅 빈 머릿속을 하나님의 말

씀으로 꼭꼭 채웠다 한다.

 개척교회를 사역하며 어떤 성도가 ‘목사님 이 교회엔 사랑이 없습니다.’ 하면 ‘아, 그래요? 오늘부터 형제님을 사

랑사역자로 임명합니다!’ 하고, 어떤 자매가 ‘목사님, 교회부엌이 너무 더러워요.’ 하면, ‘아, 그래요? 오늘부터 자

매님을 청결사역자로 임명합니다!’ 했단다.

 이런 목사님의 사역수단이 온 교우들에게 알려진 어느 날 제직회 때 한 집사님이 ‘목사님, 교회건물의 페인트가

너무 낡았어요.’ 하자 모든 참석자들이 일제히 ‘유!’하고 그 분을 가리켜서 결국 그 집사님이 자비로 14,000 달러

에 달하는 페인트 비용을 지불했다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이 목사님은 고 하 용조 목사님과의 소중했던 인연과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술회했다. 특히 10년 전 얼

바인 온누리교회 창립당시 하 목사님이 지금의 교회 건물을 보여주며 코너스톤교회를 이리로 옮기지 않겠느냐

고 제안했었다며, 여러 논의 끝에 이 목사님과 함께 협동목사로 사역하던 반 태효 목사님을 얼바인 온누리교회

의 초대 목사로 임명하게 된 비화도 들려주었다.

 끝으로 이 목사님은 왕복 7시간이나 걸리는 싼타바바라에서 교회를 출석하던 암환자 자매(9개월 전에 사망한)

의 간증문을 아이패드로 읽어주며, 죽음 앞에서도 기쁨으로 교회를 섬기다 하늘나라로 떠난 그녀처럼 영원한 나

라를 사모하는 굳건한 신앙인이 되자는 말씀으로 설교를 마쳤다.

셋째 날 강사님은 손 인식 목사님의 뒤를 이어 베델한인교회를 사역할 김 한요 목사님이었다. 베델교회의 청빙

과정을 통해 한인신문 등 언론매체에 여러 차례 보도된 유명인사여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목사

님이다.

 나 역시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다른 날 보다 조금 일찍 아내와 함께 교회에 도착하여 늘 앉던 중간

자리에 앉았다. 항상 옆자리에 동석하는 새벽기도 동무 S집사가 몸을 기우리더니 은밀하게 속삭였다.

“오늘은 새 얼굴들이 많이 보여요, 베델교회 교인들이 많이 참석한 것 같아요.” 했다. 스윽 둘러보니 정말 못 보던

얼굴들이 많았다. 평소 보다 참석자가 훨씬 많았다. 자신들의 교회를 이끌어갈 목사님의 말씀을 듣기위해, 또 응

원하기 위한 베델교회 교인들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다음 주로 이어집니다)

 

201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