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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건너 오두막-특별한 새벽3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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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새벽3 / 용우

 

 강 목사님은 한국의 목욕탕에 가면 벽에 ‘맡기지 않은 물건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라고 써 있다며, ‘이 말은 맡긴

물건은 주인이 책임져준다는 얘기이다, 일개 목욕탕주인도 손님이 맡긴 물건은 책임지는데, 하물며 인간을 지으

신 하나님께서야 얼마나 우리의 무거운 짐을 잘 맡아주실까’라며 하나님께 모든 문제를 맡기라고 했다.

 -문제가 찾아오면 문제를 환영하라, 그래서 문제를 당황하게 하라,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찾아와서 기적

을 놓고 간다, 문제가 없으면 기적도 없다, 더불어 기도의 사람은 문제를 과장하지 않는다, 문제가 하찮게 보이는

것이다. –

 -교회는 떡집이다, 하나님의 꼴을 먹으러 오는 곳이다, 아버지 집에 왔다가 굶주려서 돌아가는 자녀는 회개해야

한다, 하나님의 도움을 거절하는 것은 교만한 짓이다, 감사란 받은 것을 받았다고 아뢰는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

을 듣는 귀를 가지라.-

 -믿는다는 것은 물러서지 않는다는 말이다,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기도와 고난은 양이 차야 이루어

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를 포기 마라, 기도는 인생을 역전시킨다, 기름을 태우지 않고 심지만을 태우는 교인

이 되지 말라, 하나님 앞에 무릎 꿇으면 사람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

 강 목사님은 아이스크림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 형제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먹었습니다. 형이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동생의 아이스크림을 빼앗

아 먹었습니다. 동생이 울며불며 어디론가 뛰어갔습니다. 형에게 아이스크림을 빼앗긴 동생이 울며 간 곳은 어

디일까요? 네, 아버지에게로 간 것입니다. 형은 아이스크림을 빼앗을 힘은 있지만 아이스크림을 회복시킬 능력

은 없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회복시킬 능력은 아버지에게만 있는 것이지요.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이 우리의 무너

진 인생을 회복시킬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강준민 목사님은 손을 들거나 표정을 바꾸거나 하는 특별한 몸짓 없이, 시종일관 꼿꼿이 선 채로 설교했다. 음성

의 높낮이도 별로 없었다. 눈빛만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런데 그렇게 가만히 서서 일정한 톤으로 또박또박하는

말씀에 카리스마가 넘쳤다. 조용히 말하니까 조용히 빨려들어 가는 것이었다. 아하, 허명虛名이 아니로구나, 라

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월요일부터 이어진 특새기간 동안 전반부 3일은 1,2,3부 성가대가, 넷째 날은 십여 명 정도의 청년부가, 다

섯째 날은 여성예배 팀이 찬양순서를 맡아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째 날은 그린이가 속한 EM고등부가 바디

워쉽으로 무언극을 펼쳤다.

 그린은 바디워쉽을 연습하고 새벽예배 첫 순서에 나가기 위해 고등부가 모두 합숙을 하기로 했다며 금요일 저

녁에 슬리핑 백을 싸 들고 교회로 갔다. 나중에 들어보니 새벽 4시까지 연습하느라 잠을 한 시간 밖에 못 잤다고

했다. 그래도 모두들 유연한 동작으로 활기차게 율동을 펼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EM고등부의 바디워쉽에 이어 얼바인침례교회의 한 종수 목사님이 [응답 받는 기도의 비결]이라는 제목으로 특

별 새벽기도의 마지막 날을 열었다. 권 혁빈 목사님은 한 목사님을 소개하며 얼바인 교계의 큰 형님 같은 분이라

고 했다. 권 목사님의 소개말처럼 10년 전 우리 얼바인온누리교회의 창립예배 시에도 참석하여 축하해주신 한

목사님은 포용력과 사교성이 특별히 뛰어난 분이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건 이미 이름이 알려진 큰 교회가 지 교회를 세운다면 그 지역의 기존교회들은 반가워

할 리가 없는 것이다. 들은 이야기지만 ‘밥 지어 놓으니 숟갈 들고 덤빈다느니, 남의 터에 말뚝 박는다느니’ 하는

말들로 우리 교회의 창립을 반대하는 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종수 목사님은 우리 온누리

교회의 창립예배에 선선히 참석하여 축하메시지까지 주셨다. 북한식 표현법으로 통 큰 목사님이다.

 어쩌면 나는 한 종수 목사님이 시무하는 얼바인 침례교회의 성도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4년 전, 출석교회를 정

하는 일은 아내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 더구나 아내는 그때 얼바인 침례교회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아내가 그리

로 가자면 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런데 침례교회에 함께 다니고 있던 작은 처형이 ‘야, 너희들은 다른 교회

로 가!’ 해서 아내가 찾아낸 곳이 온누리교회였다. 나의 이야기로 미루어보아도 온누리교회가 얼바인에 창립할

이유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한 목사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강단에 올랐다. 카디쉬기도, 18번 축복기도, 세례 요한의 기도, 등 유대인들의

세 가지 기도로 말씀을 열었다. 기도응답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personal relationship을 강조했다. 가난한 마음으로 주님의 옷자락을 움켜쥔 혈루 병 여인처럼 poor heart로 예수

님을 간절히 움켜쥐라고 말했다.

 한 종수 목사님은 설교 시에 영어단어 사용을 즐기신다. 나는 전에 아내가 준 CD를 통해 한 목사님의 설교를 몇

차례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다. 이 날 한 목사님은 화면을 통해 설교내용을 영상으로 띄웠는데 그 방법도 좋아 보

였다.

 찬송가 388장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는 내용을 인용하며, 개척교회 당시 한 목사님을 힘들게 하던

어떤 사람 때문에 기도도 안 나올 정도로 힘들 때, 옷장 속에서 울며 기도하던 날 하나님이 ‘종수야, 나도 너 때문

에 힘들다!’고 하시며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의 후렴구를 모두 노래하셨다. 그만큼 중보기도의 힘은 크고 능

력 있다는 말씀이었다.

 다니엘의 기도가 사탄의 방해로 응답이 막혔을 때 미카엘 대제사장이 사탄의 방해를 물리치는 동안 걸린 기간

이 21일이라며, 기도의 승패는 장소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혼자 조용히 하는 기도도 좋지만 구별된 장소에서

성도들과 합심하여 부르짖는 기도가 더 능력 있고 강력하다는 것이다.

 한 종수 목사님의 말씀이 끝난 후, 강단에 오른 권 혁빈 목사님은 셋째 날의 김 한요 목사님 때처럼 이번에도 한

목사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축복기도를 하자고 제안했다. 한 종수 목사님과 얼바인침례교회를 위해서 기도하자

고 했다. 권 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모든 교우들이 합심하여 통성으로 기도했다. 한 번 경험한 기도라서 그런지 교

우들의 기도소리가 더욱 크고 뜨거웠다. 다른 목사님과 다른 교회를 위해 하는 기도는 또다시 해도 역시 신선하

고 가슴 뭉클하게 아름다웠다.

 이윽고 6일간에 걸친 [창립 10주년, 얼바인을 위한 아주 특별한 새벽기도]가 끝났다. 축도를 마친 권 목사님이

강단을 내려왔다. 단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한 종수 목사님과 권 목사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팔을 들어

서로 얼싸안았다. 얼바인지역의 교회연합에 깊은 뜻을 둔 권 혁빈 목사님과 이 지역 교회의 좌장이신 한 종수 목

사님이 ‘특별한 새벽’을 통해 대화합의 장을 활짝 열어 가리라 믿으며 두 분의 힘찬 포옹을 오래 바라보았다.

 

2013.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