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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건너 오두막-세발자국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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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자국/ 홍순복

 

새벽 이불을 벗어난 남편

삐거덕 삐거덕

잠자던 목조 건물 이층집을 깨운다

고르지 않은 걸음걸이

내 귀엔 세 발자국 소리

가슴 아리게 들린다

실눈을 뜬다

스카이라이트 아래엔

간밤에 들어온 달빛이

아직도 흰 벽을 안고 있다

어느새 일어난 구찌녀석

가지 말라고 그의 다리에 매달린다

아빠 일해야 해 그래야 밥 먹지

가다가 멈추며 내게 오늘은 더 자

이따 봐, 입맞춤을 한다

계단을 밟는 소리

집 앞 오리 꽥꽥댄다

그의 기척이 멀어져 간다

나는 용수철처럼 일어선다

아침밥을 줘야지

20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