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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칼럼  

목회 칼럼

예수와 바라바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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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고난주간 묵상

성경에는 그 사건, 그 이야기에 거론되는 실제적인 첫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진 유일한 사람 구레네인 시몬, 부활 후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 주신 마리아 등
이들은 모두 예수님과 관련된 엄청난 사건의 실제 주인공이며 그 모든 영광의 첫 번째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모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희생과 죽음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로 인해 천국행 티켓이 주어졌고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영광의 신분이 되었습니다. 2,000년 전 예수님의 십자가로 살아난 첫 번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살인자 바라바 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실 때는 유대인의 큰 명절 대속죄일이었고 그때는 우리나라의 광복절 특사 같이 죄수 한명을 풀어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바라바는 성안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사람을 죽인 강도 살인죄로 복역중이었습니다. 바라바는 유대인들이 원했던 자가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가 풀려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아무나 불렀고 그렇게 살아난 사람이 본래 십자가에 달렸어야 할 바라바 였습니다. 바라바는 풀려난 뒤 성경에 어떠한 행적도 언급이 되지 않습니다. 과연 바라바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이후의 삶을 상상으로 그려낸 영화가 1961년 만들어졌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배우 안소니 퀸이 바라바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에서 예수님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저 멀리서 고개를 떨구는 십자가 위의 예수를 바라보며 대신 살아난 바라바는 “근데 저 사람은 왜 죽는거냐”는 질문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젊은 청년 예수 대신 살아난 바라바는 자신의 애인 창녀 라헬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라헬은 그 사이 기독교인이 되어 있었고 후에 돌에 맞아 죽게 됩니다.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 강도와 살인을 저지르던 바라바는 광산으로 끌려가 노동형에 처해집니다. 그곳에서 또 다른 기독교인 샤하크를 만났고 자기 대신 죽은 예수에 대한 기억으로 고통받는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광산이 매몰되는 사건 속에 샤하크와 바라바는 도망치게 되었고 로마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모진 결투 속에 샤하크는 죽게 되고 바라바는 샤하크의 시신을 기독교 공동체에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후 네로의 핍박속에 로마는 대화재에 휩싸이게 되었고 바라바는 화재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성경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바라바의 삶을 그려낸 이 영화는 어린 시절 제게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모든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천국에서 바라바를 만날 기대가 있습니다. 영화와는 다른 삶을 살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가 십자가에 달림으로써 살아난 첫 번째 사람 바라바를 만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바라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2000년 요코하마에 집회를 갔을 때 그 교회는 영화촬영 중이었습니다.
전직 야쿠자였던 자들이 한국인 아내의 헌신적인 기도로 변화되어 회개의 삶을 살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는 일본 열도를 떠들썩 하게 했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참회의 국토 순례를 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이 예수 나의 오야붕이었고 영화로는 ‘미션 바라바’가 되었습니다.
후에 영화를 보며 제가 방문했던 교회의 모습이 나올때 뭉클했던 감동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바라바일지 모릅니다. 수 많은 사람들을 마음속으로 죽이고
관계에 소요를 일으키고 내 욕심대로 살아왔습니다. 죽을 사람은 접니다.
그러나 나는 살아 있고 또한 영원한 삶을 약속 받았습니다.

고난주간은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의 죽음과 희생이 아닌 나의 죽음을 묵상합니다.
내가 얼마나 죽음과 가까운지 깨달을 때 그분의 죽음이 이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주 순모임 본문에서 우리는 바라바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저 짧게 지나가는 인물인 바라바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살아났다는 것을 깨달을 때 이 기간은 더욱 귀하고 복된 시간이 될 줄 믿습니다.

바라바
바라바 1961년작

미션 바라바
미션 바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