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첫 영상예배를 드리고
2020.03.15상세 본문
주일 아침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항상 먼저 하던 일은 안내 표지판을 mall입구에 설치하는 것이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방문자가 있으면 안되는 상황이라 표지판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전도사님과 간단하게 상황을 점검하고 함께 기도한 후 영상예배를 위해 본당을 셋팅했습니다.
오전 9:30
예상대로 아무도 방문하지 않은 주일아침
전도사님과 단 둘이 영상 스크린 앞에 앉아 찬양과 기도를 함께 했습니다.
염경선 간사님과 대청 지체들의 찬양, 전도사님의 축복송, 그리고 주일예배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영상편집.
어제 토요일 하루 출근하신 상태에서 교회와 직장을 오가며 찬양과 설교를 촬영하고
밤새워 영상편집에 매달리신 김재구 순장님의 수고가 화면 한 컷 한 컷 마다 느껴졌습니다.
이 영상이 각 가정마다 전달되고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실 것이 기대되었습니다.
영상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한 것이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샌디에고 교육청의 발표가 잇따른 후 각 학교, 가정마다 분주해 지기 시작했고 대형마트의 생필품은 동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의 빠른 대처가 필요했고 교회 리더십분들은 지혜와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홍건호 순장님이 화상 회의가 가능한 웹사이트를 오픈하셨고 금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이어진 회의를 통해 교회는 급한 일정에도 차분한 준비가 가능했습니다. 교회 음향 상황에 맞추어 라이브 스트리밍보다는 녹화를 한 뒤 유투브 계정에 업로드 하기로 하였고 토요일은 녹화로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상태로 예배를 진행하던 주일과는 달리 평소보다 세배 이상의 준비와 의사소통이 필요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대화와 진행은 순조로웠고 이 모든 중심에 교회 리더십과 순장님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주일 아침,
대청의 차예찬 형제가 교회에 기증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망순의 한상현 성도님 가정이 토요일에 교회에 기증하신 소독티슈로 교회 곳곳을 닦고 혹시나 모를 방문객을 기다렸습니다. 주차장은 텅 비었고, 항상 오시던 성도님들과 방문 예배자들은 아무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첫 예배가 끝나고 유투브 접속인원이 70여회라는 전도사님의 보고에 우리 교회 성도님들 대부분의 가정이 온라인 예배에 함께 하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 교회 최고령이신 서삼례(89세) 권사님이 걱정되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권사님은 순장님과 순식구들이 친절하게 동영상 보는 법을 가르쳐주셔서 무사히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고 울먹이셨습니다.
권사님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40대 성도로 구성된 우리 교회가 얼마나 큰 축복을 받았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시며 또 울먹이셨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위험한 균임에 틀림없습니다. 일상을 파괴하고 혼돈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절망만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예배의 시작과 끝을 온전히 드린 성도님이 있었을 것이요(아침 일찍 아이들과 오시느라 찬양 중간에 오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가족과 함께 앉아 오롯이 가족예배로만 시작과 끝을 함께 한 가정도 있었을 겁니다.
이 기간이 가족과 개인 부부와 자녀, 공동체의 예배와 기도, 그리고 일상에 대한 감사가 회복되는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함께 수고해 주신 순장님들과 샌디에고 온누리 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우리 주 하나님께만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