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8복과 소금
2021.01.20상세 본문
마태복음 5장에 등장하는 8복으로 유명한 산상수훈(山上垂訓)은 예수님께서 전하신 하나님 나라의 첫번째 설교입니다. 유난히 복을 종아하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복(福)으로 둔갑했지만 주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익숙한 개역한글에서는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로 되어 있지만 새롭게 번역된 우리말 성경에서는 원문에 가깝게 감탄사가 먼저 등장합니다. 복되도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이렇게 선포된 말씀의 결론은 모욕과 핍박, 터무니없는 온갖 비난을 받고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미래의 소망을 주셨습니다. 이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신 말씀은 현실이 가난하고 애통하는 우리에게는 역설적인 도전이 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도전과 반전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결승점을 향해 끝까지 걸어가는 길을 믿음의 길이라고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8복 선언 이후에 곧바로 이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소금이요 빛이다. 소금은 세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음식의 간을 맞추어 맛깔나는 식사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썩지 않게 해 주어 생물의 신선도를 유지해 줍니다. 세번째로 기운이 쇠약해진 동물과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티벳 차마고도의 상인 마방(馬幇)들은 중간 중간 말들에게 소금을 먹이면서 길고 험난한 여정을 다녔습니다.
산위의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석회암이 많은 광야의 도시 이스라엘은 산위에 집을 짓습니다. 비가 온 후 석회질이 땅위에서는 단단해 보이지만 비가 오면 아무 쓸모없는 진흙덩이처럼 되어 그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옛 성경에는 이 부분을 적당한 현지어인 모래로 번역하여 일종의 혼동을 불러 일으킨 구절이기도 합니다) 빛은 그와 같습니다. 숨겨지지 않습니다. 8복, 즉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현실의 고단한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소금과 빛 입니다. 사회를 썪지 않게 하고 공동체를 맛깔나게 하며, 힘겨워 하는 가족과 이웃을 기운 돋게 하는 소금이자 빛입니다.
이 말씀이 코로나 시대를 힘겹게 걸어가는 저와 여러분 모두의 소금같은 소망의 말씀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