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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권의 영혼의 창-다르다는 생각

201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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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는 생각

 

요란하게 남의 먹이를 뺏으며 돌아다니는 닭들을 보며 어느 바리새인의 기도가 생각

이 났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릅니다. 남의 것을 빼앗지도 않고, 바르게 살고,

간음도 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금식하고 십일조까지 바칩니다. 저기

있는 세리와 같지 아니함을 감사드립니다.”(눅 18:11~12)

이처럼 바리새인은 “어떤 면에서는 내가 저 사람보다는 좀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

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바리새인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육적 상태를 밝

히고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입니다. 어떻게든 다른 사람보다 더 의롭게 느껴지는 한

부분을 찾아 자신은 하나님 앞에 저 사람보다는 좀 더 나은 상태라고 위안을 삼고 의

로움으로 삼습니다.

부자를 보면서 가난한 사람은 자기는 검소하기 때문에 저 부자보다 낫다고 합니다.

부자는 검소한 사람을 보면서 자기는 많은 돈으로 여러 사람들을 도와주기 때문에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십일조를 내기 때문에, 새벽예배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저 사

람보다 낫다고 여깁니다. 일 년에 몇 번씩 봉사하고 선교를 가기 때문에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기 동성애자보다는 낫다고 여기고, TV에 여러 죄목으로 수갑을 차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저 사람들보다는 내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뿌리 깊은 분리주의

(segregation)의 본성을 통해 스스로를 어느 정도 살아 있는 존재로 합리화하고, 현재

의 불행하다는 생각을 잠시 다독거려둡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 인간이 똑같이 영적으로 죽은 상태로 태어났음을 이야기하십

니다. 마른 뼈처럼 하나님의 은혜가 완전하게 간섭하지 않으면 손쓸 수 없는 완벽한

절망상태에 인류 모두가 놓여 있음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앞에서 열거한, 반드시 빠

져나갈 변호의 조건을 찾고야 마는 우리의 교묘한 마음상태 자체가 그 절망적 상황

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전적으로 부어져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

들은 자기는 60% 정도 잘하고 있으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40% 정도만 있으면 된다

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나는 1% 정도 밖에 잘하고 있는 게 없으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99%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

은 어느 정도 잘하고 있는 인간을 보충하고 도와서 구원을 이루신 것이 아닙니다. 기

독교는 좋은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종교가 아니라 죽은 사람을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의 능력으로 살려놓고 친히 끌고 가시는 하나님의 사랑 자체입니다.

내가 어떠어떠한 면에서 저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 내가 죽은 상태

임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죽은 상태

의 죄인이 예수님을 믿게 되면 예수님의 의를 입게 되어 하나님께 의로운 자로 여겨

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믿는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놓여 있기 때문에 어떠한 죄

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처럼 하나님께 다뤄지게 됩니다.

죽었던 자가 살아난 것입니다. 여기에 인간이 기여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친히

하나님이 시작하시고 하나님께서 끝내시는 것입니다.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얼마나

선하신 사랑입니까. 나는 그저 그 엄청난 은혜 앞에 어쩔 줄 몰라 감사와 찬양의 눈

물로 춤을 춥니다. 이제는 내 안에 죄가 드러나도 그것이 나를 두렵게 만들지 않습니

다. 그 죄들은 내가 다시 두려워하고 공포에 떨어야 하는 나의 죽은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 더 이상 아니라, 그곳에서부터 구출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얼마나 놀라

운 것인지를 늘 깨닫게 하는 고마운 이정표 같은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과

은혜를 더 깊이 맛보려고 일부러 또 죄를 짓겠습니까.

이제는 나를 다른 사람보다 차별화시켜 나 스스로를 위로하던 것에서 해방됩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차별화가 아무런 의미가 없을 만큼 죽은 상태였지만, 오직 예

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부활이 나를 전적으로 살리시고 의롭다하시고 영광으로 친히

데리고 가신다는 감격으로 인해 나는 모든 위선과 가식과 비교에서 빠져나오게 됩니

다.

흙냄새 나는 땅을 분주히 헤집고 살던 닭이었지만, 지금은 주님이 불러일으키는 바

람에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은혜를 맛보며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독수리로 날마다 새

롭게 태어납니다. 오직 은혜입니다.

 

/차명권 전도사(온누리교회, HEART min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