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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목사 ‘인간의 흑역사’ _ 임용성 담당목사

2021.10.03

상세 본문

[임용성 담당목사 칼럼]

 

책 읽어주는 목사 <인간의 흑역사> / 톰 필립스 저 / 윌북 / 온누리신문

 

“9세기 북유럽의 장수였던 ‘ 천하장사 시구르드’ 는 적장 ‘ 뻐드렁니 마엘 브릭테’ 의 목을 베어 말안장에 매달고 의기양양하게 귀환했다. 그러나 마엘 브릭테의 뻐드렁니 가 말 타고 달리던 시구르드의 다리를 계속 긁었고, 그 상처의 감염으로 시구르드는 며 칠 만에 죽고 만다. 천하장사 시구르드는 자 기가 이미 죽인 적에 의해 죽임을 당한 불 명예스러운 주인공으로 전쟁사에 길이 남 았다.”

오늘 소개할 책 12페이지에 적힌 이야기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이 유머러스한 역사 지식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시선을 끄는 이 이야기를 읽고 얼마나 구미가 당겼던지 의자를 당기고 앉아 하루만에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역사 속 인간의 다방면에 걸친 바보 같은 짓을 유머러스하고 운동성 있는 필체로 써 내려간 이 책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이자 작가인 톰 필립스가 썼다. 저자는 스스로 지적이라고 자부하는 인간들(호모사피 엔스)이 사회, 문화, 과학, 외교, 정치 등 여러분야에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을 반복하고 있는지 신랄하게 파헤치고 있다.

인간의 흑역사 몇 개만 예를 들어보자. 1960년대 아프리카 여러 학교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웃는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돌아 1년 반 동안이나 임시휴교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일, 러시아의 표도르 3세가 장난감 병정놀이에 빠져 자기 장난감을 갉아 먹은 쥐 한 마리를 군법회의에 회부한 일, 인간의 편리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83억 톤이 넘고, 지금도 지구 표면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진실등 정말 웃지 못할 바보 같은 짓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런 일이 정말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겠다. 자본주의와 편리성의 노예가 된 인간의 대표적인 흑역사 한 가지를 소개한다. 1944년 천재공학자이자 화학자이고 발명가이며 지금도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친 ’토마스 미즐리’ 라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는 1910~20년대 자동차 엔진의 노킹문제(엔진에서 딱딱소리가 나거나 울컥하는 현상) 해결에 매진했다. 그는 이런 결함의 문제를 기계적인 것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연료의 불균일한 연소 때문이라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다 우연히 요오드를 뿌려봤고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으로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당시 요오드는 너무 비싸고 대량생산이 어려웠기 때문에 연구를 거듭하다 ‘ 납’을 해결책으로 생각했고, 내친김에 납이 들어간 유연휘발유 를 개발했다. 납의 유독성은 치명적이긴 하지만 그들은 오로지 노킹을 방지하기 위해서 납이 함유된 유연휘발유를 개발했다.

그러다가 사회적, 환경적인 큰 경고에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들은 에탄올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추가로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에탄올을 선택할 수 없었다. 왜? 그놈 의 ‘돈’ 때문이었다. 에탄올은 제조가 너무 쉽고 돈이 안 되었기 때문에 상품화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납이 섞인 연료에 집중하고 본인도 납중독으로 인해 몇 달을 쉬어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후에 이 납이 들어간 유연휘발유 생산 때문에 수 많은 노동자가 전신마비 증상을 보였고 수 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납이 들어간 유연휘발유 제조사들은 이것을 안 쓰는 차는 똥차(좋지 않은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미국에서 허가된 기술이라 고 사람들을 부추겼다.

이런 경악스러운 판매 전략 탓에 이 유연휘발유는 순식간에 세계적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1920년대에 서 1970년대까지 7,000만 명의 아동이 중독 수준의 혈중 납농도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더불어 반사회적 행동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 천재 발명가 미즐리는 두 번째 살인무기를 발견하게 되는데 우리가 잘 아는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인간이 자기 지식과 지혜, 욕심으로 얼마나 어리석은 일들을 자행하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인간은 피조물에 불과한 존재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 은 하나님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는 모습이다. 겸손이야말로 새로운 기회로 들어가는 문이다. 제발 헛발 질을 멈추고 겸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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